편집자이자 온라인에서는 솜숨씀이라는 부캐로 활동 중인 저자의 경험이 고스란히 담긴 <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은 가볍게 읽어지면서도 지금의 우리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유쾌한 도서였다.
일상 속 너무도 쉽게 일어나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쉽게 만나게도 되는 무례한 사람들. 그런 인간관계 속에서 내 나름의 생존방식을 터득해 가는 저자의 이야기가 내가 잘 아는 동생의 일처럼 친숙하면서도 나름의 삶의 방향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모습이 무척 보기 좋았던...
알고 보면 좋은 사람, 알고 보면 따뜻한 사람, 알고 보면 여린 사람 등 관계를 이어온 '알고 보면 좋은 사람'들을 떠올려보니 그들은 대체로 타인을 대하는 태도가 무례하고 조심성이 없었다. 다른 사람의 기분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자기 자신이 우선인 사람들. 친밀하고 오래 알고 지낼수록 '알고 보면 좋은 사람'은 생각보다 주변에 많다. 글을 읽으며, '어 나도 이 사람을 얘기할 때 겉보기에는 말을 세게 하지만 알고 보면 좋은 사람이야'라고 누군가에게 변명처럼 얘기하지 않았던가. 가깝기에 이해하고 넘어가고, 그럴 수 있다 이해하려는 노력 덕분에 지금껏 관계를 이어왔지만... 깊이 생각해보면 그 사람은 나에 대한 배려보다는 자신의 말이 무조건 맞는다는 기준에 맞춰 상대의 말을 은근히 무시하고 타인의 감정 따위에는 신경조차 없었던 게 사실이었다. 나도 이렇게 인간관계에 있어 또다시 재점검을 해야 할까?...
cf에도 나온 적이 있듯이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는 고맙다는 얘기 혹은 감사하다는 것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표현하지 않는 일이 많다. 가깝기에 다 이해해 줄 거라고, 너무도 당연한 거라도 받는 호의들이라 받아들이기에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무례해지고 긴장감마저 무너뜨려 자칫 실수를 저지르게 만들기에 마음과 마음의 연결선이 팽팽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부지런히 잡아당긴다.'라는 저자의 이야기 속에서 특히나 인간의 삶에서 인간관계 자체를 빼놓을 수 없기에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임과 동시에 모두가 좀 더 면밀히 신경 쓰고 배려해야 할 부분이란 생각이 든다. 실감하지도 못한 순간 나도 모르게 만나버린 마흔이라는 나이 속에서 무엇보다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을 참 많이 했던 나이기에 가까운 사이일수록 적당한 긴장 즉 '존중'이라는 자세가 무척이나 중요하다는 말에 깊이 공감하게 되며 특히나 가족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일. 나에게 당연히 잘해줘야 하는 사람도 없을뿐더러, 당연히 내가 대접받아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인지한다면 생각보다 더 쉽게 긍정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믿어본다.
"나에게 문제가 많아서 이상한 사람들과 자주 마주치는 줄 알았는데 실은 자기 처지만 우선시하는 무례한 사람들이 아주 많았던 것뿐이다. 인간관계에 서투른 것은 잘못이 아니다. 자기 비난을 할 필요는 없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힘들어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문제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좀 더 위축되고 자신감을 잃는 경우가 많다. 무례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제대로 인지하고 목소리를 내는 일. 이것은 나이를 떠나 성별을 떠나 누구에게나 무척이나 중요한 일이다. 나를 비롯해 내 아이 또한 여성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하기에 자신의 소리를 당당하게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간관계에도 약육강식이 존재한다. 까칠하고 예민한 사람 앞에서는 알게 모르게 조심하게 되고, 착하고 무던한 사람 앞에서는 긴장을 푼다. 이런 '강약약강'의 타입이 되고 싶지 않고, 나를 지키기 위해 일부러 까칠하고 예민하게 굴고 싶지도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럴 땐 관계를 아주 단순하게 바라봐야 한다. 원인과 결과, 문제와 해결책을 크게 고민하지 않고 도움이라곤 하나도 되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을 내 인생에서 밀어내는 절차를 간략하게 만드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밀당 같은 기교는 덜어내고 단순함을 늘린다. 단순할수록 정신 건강에 좋다. 단순화하는 데에는 버럭 리스트처럼 나만의 원칙을 세워놓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척.
- 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 중에서..]
편집자의 직업적 특성 덕분인지 그녀는 인간관계에서 뺄 건 빼고 더할 건 더하는 방식을 잘 활용해 준다. 인상적이었던 인간관계 단순화 방식 중 하니인 버럭 리스트 만들기. 버럭 리스트는 '상대방이 ooo할 때 버럭 화를 낸다'라는 목록인데 어떨 때 화를 내는지 반복하여 상대방에게 인지시키면 나중에는 알아서 조심한다는 것. 무례한 사람이지만 내가 안고 가야 할 누군가가 있다면 기분 나쁘지 않게 이 방법을 활용해봐도 좋을 듯하다.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사는 건 인생에서 정말 중요해. 근데 그보다 더 중요한 건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거야.
- 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 중에서..]
끝으로 저자가 인간관계에 대하여 마음의 오류에 대처하는 법으로 제안하기도 했고, 본인 또한 그렇게 실천하고 있는 부분과 유사한 내용이 있어 반가웠던 내용을 소개해본다.
1. 호의를 베풀 땐 돌려받을 것을 셈하지 않는다. '내 사람', 즉 나라는 인간의 영역 안으로 거리낌 없이 넘어와도 전혀 상관없는, 내게 아주 중요한 사람에게 나의 모든 관심과 사랑을 바친다. 2. 감정에 이름을 붙인다. 불편한 인간관계가 있다면 내가 상대방에게 갖는 이상하고도 뒤틀린 심리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어떤 한 사람을 향한 마음을 시기, 질투, 증오, 서운함, 불안함, 자존심 등 이름을 붙여주면 그다음은 쉽다. 시기, 질투라는 이름이 붙은 관계는 피한다. 증오, 분노라는 이름이 붙으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고 일정 시간 내버려 둔다. 서운함, 불안함, 자존심이라는 이름이 붙을 땐 용기 내어 솔직해진다.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면 이 사람과 나의 관계에 어떤 문제가 쌓여 있었는지, 또 나의 문제는 무엇이었는지 조금 더 선명해진다. 3. 투명하게 사랑하고 정확하게 미워한다.
- 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 중에서..
쉽지 않지만 단순하게 생각하며 건강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일. 누군가와의 관계를 이어가고 회사 혹은 단체에서의 시간이 힘들다면 내가 속한 인간관계에 대해 한발 물러나 들여다보고 좀 더 편안한 마음의 우리가 되길 기대하며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서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나태주 산문집을 읽노라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짐이 느껴진다. 지금은 속도를 높여 달려야함을 알지만 '너무 조급해 하지말자...'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다독이며 단단히 오래 걸어가는 지구력을 키울 수 있게 쉼을 통해 에너지를 올려본다. 내게 주어진 시간속에서 힘을 빼고 피아노 선율과 조용한 밤이 주는 사색을 즐기자. ⠀ ▶️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 인간에게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마음은 매우 중요한 마음이다. 아니, 삶의 핵심이고 기본이 되는 마음이다. 살아가는 데 원동력이 되기에 그러하다. 기뻐하는 마음과 즐거워하는 마음이 우리 삶의 질을 결정한다 행복이란 것도 이 즐겁고 기쁜 마음이 불러오는 구체적인 한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 행동 하나, 말 한마디도 조심하고 정성을 들여야 한다. 상대방의 기쁨과 즐거움이 결국은 나의 기쁨과 즐거움으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내가 먼저 곱게 말해야 하고 내가 먼저 친절을 베풀어야 하는 것이다. 내 편에서 잘해주고 곱게 대해주면 흘러가는 흰 구름도 좋아할 것이고, 바람도 좋아할 것이고, 숲속 길의 나무나 새들까지도 좋아할 것이다. 그러면 그것이 나에게 기쁨과 즐거움으로 돌아올 것이다. ⠀ "기쁨과 즐거움은 멀리에 있지 않다. 우리 가까이에 있다. 특별하지도 않다. 우리 생활 터전의 작은 것들 속에 숨어 있다.그 반짝이는 것들을 찾아내기만 하면 된다."
▶️ 부디 아프지마라 ⠀ 인간은 아프다. 어딘가 한군데는 몸이 아프든지 시시때때로 마음이 아프든지 그렇다. 정말로 아프지 않은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어른들만 그런 게 아니라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안 아픈 인간은 없다. 오히려 아프기 때문에 인간이다. 여기에 방점을 찍고 합의해보자. 그럴때 우리의 마음은 한결 여유로워지고 타인에게로 열린 보다 넓고 부드러운 눈을 얻는다. ⠀ "괜찮아. 괜찮아질 거야. 그래. 함께해야지. 힘들고 어려운 길이라도 함께 부축하면서 가야지. 그러면 조금씩 좋아질 거야." ⠀ ✔'회심'이란 말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인생의 터닝포인트이다. 길을 가다가 잘못 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돌아서는 지점을 터닝포인트라고 말한다. 누구나 자기의 터닝포인트가 언제쯤 있었던가 떠올려보고 앞으로 언제쯤 터닝포인트를 가져야 할지 생각해보자. 그렇게 새롭고도 의미 있는 인생을 살아야 할 일이다.
필사를 하고 있다. 전체를 다 적는 건 아니지만 기억해야 할 부분들을 노트에 꼼꼼히 필사하는 일이 즐거운 요즘이다. 평소처럼 읽기만으로 반 이상을 읽어 나가다가 읽기를 멈추고 제일 첫 페이지를 다시 폈다. 한 번에 읽어버리기에는 아까운 책이라 한 자 한 자 정성으로 읽고 있다.
메타인지와 슬로 리딩의 중요성. 요즘 읽는 도서마다 꼭 등장하는 단어들이다. 드디어 경쟁하듯 책의 양에 목을 매던 다독의 시대가 가고 슬로 리딩이 절실함을 모두가 인식했기에 변화가 온 것일 테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닌가. 다행히도 영, 유아기와 초등 저학년까지의 엄마가 읽어주는 책읽기의 중요함을 우리 모두 알고 있기에 지금껏 잘해왔다. 그러니 초등 고학년부터는 제대로 된 기준을 가지고 제대로 접근해야 한다.
진작부터 아이의 논술을 같이 해보기로 계획했는데, 아이가 바쁘다 보니 이제야 첫 단추를 끼웠다. <레 미제라블>로 시작하고 싶어 네버랜드 클래식에 당연히 있을 거라 생각하고 살폈는데 구성 중엔 없다. 아쉬운 대로 80페이지밖에 되지 않는 세계명작 문학 속 <레 미제라블>을 활용했다. 아이는 예전부터 속독을 하는 편이라 '공부머리 독서법'을 읽어가며 내심 걱정을 했었다. 책을 소리 내어 읽는 만큼의 속도로 눈으로 읽어야 한다고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는 초등 3학년 이전부터 내가 읽는 속도보다 훨씬 더 빨리 읽어냈다. 그 당시에도 혹시나 하는 노파심에 중간중간 내용의 인지 정도를 확인했던 적이 있었다. 다행히 전체 줄거리를 줄줄 읊을 정도로 아이는 내용을 모두 파악을 하고 있음에 안도한 경험이 떠오른다. 결론적으로 아이가 속독을 하는데 억지로 천천히 읽으라고 한다면 그 또한 거부반응이 책 읽기의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기에, 이럴 경우는 대게 이렇다고 한다. 책의 다음 내용에 대한 기대로 아이가 빨리 읽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말에 공감하고 안도했다. 그렇게 빨리 읽고 또 반복 독서를 아이가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슬로 리딩도 좋지만 속독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다. (반복 독서 또한 권장사항이고 아이는 내용을 모두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 우리의 논술 수업에 아이가 책을 정독한 후 '책에 내용에 대해 말해주기를 부탁했다' 신바람이 나서는 처음부터 마지막 결론까지 엄마에게 재미나게 이야기해주는 아이. 중간중간 의문이 들 때 아이에게 질문하면 상세히 설명해주고, 이런 순간은 안타까웠다거나 주인공의 마음에 감정 이입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공부머리 독서법' 중에는 "얼마나 제대로 읽었는가에 의해 읽기 능력이 좌우된다" 라는 문구가 나온다. 백번 맞는 말이다. 깊이 있게 읽고 생각하며 읽기. 그것이 진정한 '책의 깊은 내면과의 만남'인 '슬로 리딩'인 것이다.
'공부머리 독서법'과 '초등 고전 읽기 혁명' 열혈 독자로써 잘 읽고, 아이의 행복한 독서에 도움이 되길 기대해보며.. 오늘도 열심히 필사를 이어가 본다.